루쉰 소설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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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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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중국의 유교적인 가족 제도가 지닌 병폐와, 예절이라는 이름의 굴레가 인간을 얼마나 속박하는지를 보여준 데뷔작작 <광인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계승해온 중화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자기 만족으로 스스로를 기만하며 사는 중국 국민적 성격의 전형을 풍자한 대표작 <아큐정전>도 만날 수 있다.
루쉰의 소설들은 중국이 봉건주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하던 과도기에 중국인들이 체험한 고통과 혼란과 방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문학을 통해 봉건주의라는 전통 사회의 미망에 빠져 있는 국민들을 계몽하여 봉건 윤리라는 미신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양장본]
☞ 시리즈 살펴보기!
50년 만에 부활한 정통 세계문학 시리즈「을유세계문학전집」. 1959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전집은 1975년에 100권으로 완간되며 한국 출판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다. 출간된 지 50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이번 세계문학전집은 목록을 모두 다시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작품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의의,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까지 다룬 작품 해설을 덧붙였다. 2020년까지 총 300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작가정보
지은이 루쉰魯迅
중국이 낳은 세계적 대문호인 루쉰은 청조가 쇠퇴하던 1881년에 태어나서 봉건 왕조가 붕괴하는 과정을 목도하며 격랑 속에서 유소년기를 보냈다. 그는 1902년 일본에 유학하여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 질병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서양 의학을 공부하여 중국에 현대적 의술을 전하고자 했으나 의술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국민의 의식을 개조하는 것이 더 절실함을 깨닫고 의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문학으로 전향했다. 1909년 일본에서 귀국한 그는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계몽 사상을 가르치다 이듬해 신해혁명으로 중화민국이 수립되자 교육부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당시 천두슈 등이 전개하던 계몽주의 운동에 참가하여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918년 마침내 중국에서 최초의 현대 소설 「광인일기」를 발표하면서 계몽주의 작가로 문단에 등단하여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로 현대 문학계를 이끌었다. 1920년 베이징대학과 베이징사범대학의 초청으로 대학 강단에 나가 소설 과목을 강의하였으며, 1921년 12월에는 베이징 『신보(晨報)』에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아큐정전(阿Q正傳)」을 연재하여 독서계에 선풍을 일으켰다. 1922년 그 동안 발표했던 소설들을 엮어 제1소설집 『납함』을 출판했으며, 1923년에는 그 동안 대학에서 강의하던 내용을 엮어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을 출판했다. 이 저서는 루쉰이 오랫동안 고전 소설을 수집하여 현대의 서지학적 방법으로 분류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저술한 최초의 현대적 소설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1926년 제1소설집 이후에 발표한 소설들을 엮어 제2소설집 『방황(彷徨)』을 출판했다. 그해 베이징 정부는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진압할 능력이 없자 봉천군벌을 불러들여 지식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하자 많은 지식인들이 베이징을 떠났다. 루쉰도 그해 가을에 베이징을 떠나 샤먼에 갔다가 광저우를 거쳐 상하이에 정착했다. 이 무렵 상하이 문단에는 소련의 프롤레타리아 문학이 들어와서 많은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었다. 루쉰은 문학은 정치와 연계되면 참다운 문학이 될 수 없다고 문학의 정치성을 반대했다가 젊은 좌익 문인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30년에 그 자신이 좌익작가연맹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만년에 그는 고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써서 죽기 전에 제3소설집 『고사신편(故事新編)』을 엮었다. 그 밖의 저술로는 시산문집 『야초(野草)』, 산문집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잡문집 『열풍(熱風)』 등이 있다. 1936년 10월 19일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김시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대만대학 중국문화연구소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저서로 『중국현대문학사』, 『중국현대문학론』,『중국당대문학사조론연구』, 『중국당대문학사』, 『모시연구』, 『한반도와 중국3성의 역사문화』(공저), 『반도와 만주의 역사문화』(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라오찬 여행기』, 『리가장의 변천』, 『샤오얼헤이의 결혼』, 『중국현당대산문선』, 『안자춘추』, 『대학 중용』, 『소동파시선』, 『고문진보 후집』, 『초사』, 『벽위편』 등이 있다.
번역 김시준
목차
- 제1소설집 『납함』
자서(自序)
광인일기(狂人日記)
쿵이지(孔乙己)
약(藥)
내일(明天)
작은 사건(一件小事)
머리털 이야기(頭髮的故事)
풍파(風波)
고향(故鄕)
아큐정전(阿Q正傳)
단오절(端午節)
흰 빛(白光)
토끼와 고양이(兎和猫)
오리의 희극(鴨的喜劇)
마을 연극(社戱)
제2소설집 『방황(彷徨)』
복을 비는 제사(祝福)
술집에서(在酒樓上)
행복한 가정(幸福的家庭)
비누
장명등(長明燈)
조리 돌리기(示衆)
까오선생(高老夫子)
고독한 사람(孤獨者)
죽음을 슬퍼하며(傷逝)
형제(弟兄)
이혼(離婚)
제3소설집 『고사신편(故事新編)』
서언(序言)
하늘을 보수한 이야기(補天)
달로 달아난 상아(奔月)
치수(理水)
고사리를 캐는 사람(採薇)
도공의 복수(鑄劍)
출경(出關)
전쟁 반대(非攻)
죽은 자 살리기(起死)
주
해설: 중국 현대문학의 창시자, 루쉰
판본 소개
루쉰 연보
책 속으로
생각할 수 없네.
4천 년 동안 수시로 사람을 잡아먹던 곳, 나도 여러 해 동안 그 속에서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오늘에야 비로소 명백히 알았다. 큰형님이 바로 집안일을 관리하고 있을 때에 마침 누이동생이 죽었으니, 큰형님이 밥이나 반찬 속에 섞어 우리에게 몰래 먹였음에 틀림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이동생의 고기 몇 점을 먹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는 내 자신의 차례다…….
4천 년 동안 사람을 잡아먹는 이력을 가진 나, 처음에는 몰랐으나, 지금은 명백히 알고 있다. 참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구나!(35페이지)
그때는 정말 자아내는 무명실까지도 한 치 한 치가 모두 의미가 있었고, 마디마디가 모두 살아 있는 것 같았어.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지금 한 일, 산쓰 아주머니로서는 사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 전에도 말했듯이, 그녀는 우매한 여인이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해낼 수 있겠는가? 그저 단순히 이 방이 너무 고요하고 너무 크고 너무 비었다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69페이지)
자네. 머리털이란 것이 우리 중국인에게 보배도 되고 원수도 되며 옛날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전혀 가치 없는 고통을 받았는가를 알고 있겠지!
우리의 아득한 옛날 조상들은 머리털에 대해서 그래도 가볍게 보았던 듯하네. 형법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머리니까 참수가 최고로 무거운 벌이었지. 다음으로 소중한 것이 생식기이므로 궁형(宮刑)이었고, 유폐(幽閉)도 놀라운 형벌이었어. 머리털을 자르는 형벌 같은 것은 정말 가볍기 짝이 없는 형벌이었네. 하지만 그런데도 헤아려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까까머리를 했던 까닭에 사회로부터 일생 동안 멸시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네.(78페이지)
아큐가 '옛날에는 잘살았고’, 견식도 높고, 게다가 ‘정말 일 잘하는 일꾼’이니, 원래는 거의 ‘완벽한 인간’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에겐 약간의 신체상의 결점이 있었다.
가장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그의 머리 위에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부스럼 자국이 몇 군데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비록 그의 몸에 생긴 것이기는 하나, 아큐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귀티가 난다고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곧 ‘부스럼’이나 또는 모든 ‘부스럼 자국’이라는 말과 비슷한 발음의 말조차 꺼려하였다. 후에는 그것이 점점 더 확대되어, ‘빛나다’라는 말도, ‘밝다’라는 말도 금기로 삼았고, 더 나아가 ‘등불’이라든가 ‘촛불’이라는 말까지도 금기시하는 것이었다. 그 금기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고의든 아니든 따질 것 없이, 아큐는 부스럼 자국까지 붉혀 가며 화를 냈다. 상대를 어림쳐 봐서 말이라도 어눌하면 그는 욕을 퍼부었고, 힘이 약하다 싶으면 두들겨 주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언제나 아큐가 당하는 때가 더 많았다.(121페이지)
새로운 삶의 길은 아직 얼마든지 있다. 나는 반드시 들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나는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어떻게 해서 그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지를 모른다. 때로는 마치 그 삶의 길이 한 마리의 회색빛 뱀처럼 스스로 꿈틀거리며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기다리며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자 갑자기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419페이지)
출판사 서평
중국이 낳은 세계적 대문호 루쉰 소설 전집
평생을 중국 현대문학에 천착해 온 역자가
루쉰 소설의 감동을 되살린 유려한 번역본!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 문학의 결정판
중국 근대화의 선구자 천두슈는 근대화 과정의 필수요소를 ‘과학’과 ‘민주’라고 했다. 그는 서구의 민주주의와 과학주의의 도입을 근대화의 첫걸음으로 여겼다. 이에 호응하여 나온 것이 후스의 문학 혁명이다. 그의 문학 혁명은 ‘백화문’의 보급이다. 그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사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근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근대화의 필수 조건인 문학 혁명을 실천하고 성공으로 이끈 것이 루쉰이다.
이 책은 루쉰이 일생 동안 발표한 소설들을 엮은 소설집 『납함』, 『방황』, 『고사신편』 등 3권에 수록된 33편을 번역한 완역본으로, 중국의 유교적인 가족 제도가 지니는 병폐와, 예절이라는 이름의 굴레가 인간을 얼마나 속박하는지를 미친 사람〔狂人〕을 통해 들춰 보인 데뷔뷔작 「광인일기(狂人日記)」와 중국이 역사적으로 계승하여 온 중화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자기 만족으로 스스로를 기만하며 사는 정신 승리법과 우매성, 약점을 아큐에 집약하여 중국 국민적 성격의 전형을 풍자한 대표작 「아큐정전(阿Q正傳)」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소설은 중국이 봉건주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하던 과도기에 중국인들이 체험하였던 고통과 혼란과 방황을 주제로 하고 있다. 2천여 년간 쌓이고 쌓여 왔던 봉건주의 전통 사회의 거대한 탑이 붕괴되는 현상은 중국인들로서는 실로 상상하기 어려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루쉰은 봉건주의라는 전통 사회의 미망에 빠져 있는 국민들을 문학 작품을 통해 계몽하여 봉건 윤리라는 미신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앞장서서 중국의 근대화에 공헌했다. 그의 대표작 「아Q정전」이 신문에 연재되었을 당시 중국의 많은 지식인 독자들이 마치 자신들의 심장을 향해 비수가 날아오는 것을 보듯이 전율했다고 평한다. 루쉰은 문학의 위대함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주었으며 그의 문학사상의 위대함 또한 이것에 있다고 하겠다.
을유세계문학전집 소개
새롭게 을유세계문학전집을 펴내며
을유문화사는 이미 지난 1959년부터 국내 최초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을 완전히 새롭게 마련하게 된 것은 우리가 직면한 문화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타자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안전과 행복에 직결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은 지구상의 다양한 문화들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인 힘을 길러 줍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을 통해 우리가 이런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5년간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문화적 성취가 살아 있는 작품들, 새로운 번역이 필요한 고전들과 새롭게 소개해야 할 우리 시대의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역자들이 이들 작품 속 한 문장 한 문장의 숨결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역자들은 단순히 번역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의 번역을 꼼꼼히 검토해 주었습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은 번역된 작품 하나하나가 정본(定本)으로 인정받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계문학이 여러 경계를 넘어 우리 사회 안에서 주어진 소임을 하게 되기를 바라며 을유세계문학전집을 내놓습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 편집위원단
신광현 (서울대 영문과 교수)
신정환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교수)
최윤영 (서울대 독문과 교수)
박종소 (서울대 노문과 교수)
김월회 (서울대 중문과 교수)
기본정보
ISBN | 9788932403427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0월 20일 | ||
쪽수 | 684쪽 | ||
크기 |
130 * 195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을유세계문학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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