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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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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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미셸 투르니에는 마그리트 유르스나르, 파트릭 모디아노, 르 클레지오 등과 더불어 현대 프랑스 문단의 가장 뛰어난 작가들 중 한 사람이다.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며 현재 파리 근교의 한적한 마을 생 레미 슈브류즈의 사제관에서 홀로 살고 있다. 작가 생활을 시작한 1950년대 말 전 재산을 털어 인수한 사제관이다. 전원 생활에 푹 빠져 있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파리 나들이에 나선다. 공쿠르상 심사위원들과 점심식사를 즐기면서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문단 접촉이다. 그는 1972년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천거되어 공쿠르상의 심사위원이 되었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면모들을 재조명하고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원시적 상상력이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되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동화적이고 악마주의적인가 하면,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철학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가 삶의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쾌락주의적이다.
1941년 6월 1일 경북 영주 출생. 문학평론가이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뛰어난 안목과 유려한 문체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 왔으며, 1980년 8월부터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3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9년 2월부터 1992년 2월까지는 고려대학교 시청각교육원 원장을, 1996년 6월부터 1998년 6월까지는 고려대학교 도서관 관장을, 1997년 12월부터 1998년 12월까지는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깊이 있는 분석으로 탁월한 평론을 선보인 전 방위 문학인으로,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있다.저서로는 '지중해, 내 푸른 영혼', '문학 상상력의 연구: 알베르 카뮈의 문학세계', '프로베르여 안녕', '예술의 성', '프랑스문학 산책', '공간에 관한 노트', '바람을 담는 집', '소설의 꽃과 뿌리', '발자크와 플로베르', '행복의 충격', '미당 서정주 시선집', '예감',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흔적', '알제리 기행' 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알베르 카뮈 전집(전20권)', '알베르 카뮈를 찾아서', '프랑스 현대시사', '섬', '청춘시절', '프랑스 현대비평의 이해', '오늘의 프랑스 철학사상', '노란 곱추', '침묵',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팔월의 일요일들',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짧은 글 긴 침묵', '마담 보바리', '예찬',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최초의 인간', '물거울', '걷기예찬', '뒷모습', '내가 사랑했던 개, 율리시즈', '이별잦은 시절' 등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작품 해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의 신화적 해석 - 김화영
작가 연보
참고 문헌
출판사 서평
미셸 투르니에와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18세기 고전으로 꼽히는 영국 작가 대니얼 디포(Daniel Defoe)의 『로빈슨 크루소』를 투르니에가 뒤집어서 다시 쓴 소설이다.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의 모험은 ‘성서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빈번한 출판과 번역의 대상’이 되어왔으므로 투르니에가 소설로 쓰기 이전에 모두가 알고 있었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것은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한 우화로, 거칠고 투박한 인적미답의 자연에 대한 서구 식민주의 문명의 승리를 그려 보인다. 진취적인 용기, 독립심, 개척 정신, 청교도주의, 경제적 인간 등 이른바 영국적인 가치관이 소설이라는 형식 속에 투영되어 현대적 신화의 차원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투르니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로빈슨의 신화를 ‘다시 쓴’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더군다나 투르니에는 로빈슨의 이야기를 다시 쓴 최초의 작가도 아니고 유일한 작가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 현대 패러디 문학의 대표적 저작물로 꼽히는 이유는 투르니에 고유의 서사적 방법 때문이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신화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오늘날의 세계 속에서 다시 살아나게 하는 특유의 서사적 방법은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그의 대표작인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의 탄생 배경에는 두 가지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프랑스에서 한동안 절판이었다가 재출간된 것이고, 두 번째는 투르니에가 유명한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에게서 강의를 듣고 지도받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그는 인간박물관에서 인류학, 언어, 야만인과 문명인의 개념에 대하여 배운 바를 염두에 두면서 『로빈슨 크루소』를 읽었다. 그 순간 그는 이것이 바로 새로운 소설의 소재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는 레비스트로스를 통하여 눈뜨게 된 새로운 인류학적 성과를 활용하면서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자기 식으로 다시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자연이 문화를 지배하고 원시성이 문명을 극복하는 ‘새로운 신화’
디포의 소설 속에서 로빈슨 크루소는 물질문명과 절연된 무인도에 표류하여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등 뒤에 두고 떠나온 과거의 세계, 즉 대영제국의 가치체계에 근거한 하나의 세계를 무인도에 재현하려고 애쓴다. 오로지 그가 백인이고 서구인이고 영국인이며 기독교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로빈슨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모두가 진리라는 전제하에 서술된 그 작품을 읽으며 투르니에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전혀 다른 로빈슨을 창조하려고 마음먹었다. 과거의 가치들이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무인도에서는 전혀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로빈슨을 말이다.
“내가 볼 때 1719년에 나온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에는 극도로 충격적인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선 그 소설에는 방드르디(프라이데이)가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취급되어 있어요. 그는 단순히 빈 그릇일 뿐이지요. 진리는 오로지 로빈슨의 입에서만 나옵니다. 그가 백인이고 서양인이고 영국인이고 기독교인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의도는 방드르디가 중요한 역할을, 아니 심지어 끝에 가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소설을 써보자는 데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소설의 제목을 로빈슨이 아니라 방드르디로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디포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두 번째 문제점은 모든 것이 회고적인 시각에서 처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섬에 혼자 던져진 로빈슨이 골똘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그는 당장 구할 수 있는 것들만을 가지고 과거의 영국을 재현하고자 합니다. 즉 그는 난파한 배의 표류물을 주워 모아 섬 안에 작은 영국 식민지를 또 하나 만들어놓으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로빈슨은 오직 과거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잃어버린 것을 복원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이죠. 나는 자신의 의도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로빈슨 스스로가 깨닫게 되는 소설, 그것이 터무니없는 짓이라는 느낌 때문에 그의 건설 사업이, 이를테면 내부로부터 잠식되어 붕괴해 버리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는 방드르디가 불쑥 나타나서 모든 것을 완전히 무너뜨려 버리는 그런 소설을 말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백지 상태 위에서 새로운 언어, 새로운 종교, 새로운 예술, 새로운 유희, 새로운 에로티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 소설 속에서 방드르디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까닭입니다. 그는 미래를 열고 기획하며 로빈슨으로 하여금 과거의 재구성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이처럼 투르니에의 작품에서는 디포의 작품과 달리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원주민 방드르디(프라이데이)가 전면에 나선다. 『로빈슨 크루소』가 산업 사회의 탄생을 상징한다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그 사회의 추진력이 되는 사상의 폭발과 붕괴, 그에 따라 인간의 신화적 이미지가 원초적 기초로 회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철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스물다섯 살 때 치른 대학교수 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레마르크 등 독일 문학 작품 번역에 몰두하였다. 1954년부터 5년간 유럽 제1방송에서 근무하였으며, ‘플롱’사에서 10년간 문학 편집부장을 지냈다. 1967년 데뷔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발표하면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마왕』을 발표한 1970년 공쿠르상을 수상하고, 1972년 아카데미 공쿠르 종신회원으로 선출되었다. 현재 파리 근교에서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 외 대표적인 소설 작품으로 『메테오르』(1975), 『가스파르, 멜쉬오르 그리고 발타자르』(1981), 『질과 잔』(1983)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뒷모습』(1981), 『짧은 글 긴 침묵』(1986), 『예찬』(2000) 등이 있다.
옮긴이 김화영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역서로 『알베르 카뮈 전집』, 『마담 보바리』, 『섬』, 『다다를 수 없는 나라』, 『목신의 오후』, 『꽃집에서』 등이 있고, 저서로는 『발자크와 플로베르』, 『소설의 꽃과 뿌리』 등이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7460913 |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11월 20일 | ||
쪽수 | 390쪽 | ||
크기 |
132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세계문학전집
|
||
원서명/저자명 | Vendredi ou les limbes du Pacifique/Tournier, Mich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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