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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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영화감독 박찬욱이 아닌, 사진작가로서의 박찬욱을 만날 수 있는 책 『아가씨 가까이』. 이 책은 영화의 안과 밖의 기록으로, 3년간 직접 찍고 엄선한 감독의 시선이 닿아 있는 110여 컷의 사진이 담겨 있다. 대학 시절부터 영화 연출을 하는 지금까지 사진을 찍어온 감독에게 사진은 두 번째 직업과도 같다. 감독에게 찍는 행위는 선택하기, 보관하기, 버리기라는 일련의 편집 과정으로 오롯한 박찬욱만의 시선이 담겨 있다.
작가정보
저자 박찬욱은 영화감독.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데뷔한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등의 작품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올드보이〉로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로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스토커〉를 통해 할리우드에 본격 진출하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거장이 됐다. 그는 사진에 대해서도 영화 못지않은 애정을 갖고 헌신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사진 동아리에 가입해 늘 부지런히 찍었으며 단체전에 참여했다. 영화에 매진하는 동안에도 그 열정은 식지 않아, 〈친절한 금자씨〉 촬영 현장에서 기록한 배우들의 모습을 동명의 책에 싣기도 했으며, 2014년에는 사진작가 김중만과 함께 자선 사진전을 열어 대중과 만났다. 그는 〈아가씨〉를 만들며 틈틈이 삶 ‘가까이’에 있는 인물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다. 이 책은 바로 그 기록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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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존 업다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인 토끼의 말마따나 ‘모든 것 뒤의 어딘가에, 내가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고 나는 믿어왔다. 그가 그 말을 했을 때처럼 신학적인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내 믿음에도 약간은 엄숙한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자부한다.
〈아가씨〉를 만들면서도 어김없이 여기저기 다녔고 가는 데마다 대개 찍었다. (…) 그러니까 여기 실린 사진들은, 아무리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이라도 철저하게 〈아가씨〉 작업을 하면서 현장 내지는 그 가까이서 찍힌 것들이다. 각본을 쓰거나 촬영을 하는 틈틈이 찍은 이미지에 〈아가씨〉가 안 들었을 리가 있나,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는데. 사진 속 바위에서도 풀에서도 강아지에서도, 내 눈에는 〈아가씨〉가 보인다. _ 서문 중에서
본인은 덩치에 비해 손이 작아 창피하다고 한다. 그래도 손바닥에 비해 손가락이 기이하게 길어, 나는 이 사진을 찍고 싶었다. 나중에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에일리언〉에 나오는 페이스허거가 떠올랐다. 〈아가씨〉에서, 이모와 어린 히데코의 얼굴을 손으로 덮고 마구 흔들어대는 잔인한 장면은 바로 이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포스터에서의 손 모양도. _ 16쪽 사진에 부쳐
테스트 촬영이란, 카메라와 렌즈, 필터와 조명, 메이크업과 의상을 비롯한 영화의 시각 요소 전반을 종합적으로 시험해보는 행위다. 작품의 룩은 이때 정해진다. 감독은 테스트 촬영 때 배우들의 외모를 점검한다. 이때 나는 태리의 옆얼굴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_ 24쪽 사진에 부쳐
각본을 쓰다가 동네를 산책한다. 집 가까운 공터에 세상에서 제일 우아한 길고양이가 살았다. 나의 히데코는 저랬으면, 싶었다. 이듬해엔 피부병을 얻어 그 윤기 나는 흰 털이 다 빠져 있었다. 지금은 어디 갔는지조차 몰라 -아마 죽었겠지- 이렇게 사진만 들여다보며 추억한다. _ 90~91쪽 사진에 부쳐
출판사 서평
영화감독 박찬욱의 첫 번째 단독 사진집. 영화 〈아가씨〉를 연출하는 동안 직접 찍은 사진을 모았다. 사진에 대해 영화 못지않은 애정을 갖고 헌신해온 박찬욱이 〈아가씨〉 가까이에서 정찰하고 매복하여 기다려 찍은 인물과 풍경을 담은 것이다. 사진에는 감독의 해설을 더해, 그의 시선이 가 닿는 시공간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이로써 독자는 ‘사진작가’ 박찬욱의 면면을 발견하게 된다. 3년간 촬영현장 가까이서 찍은 사진들 중 정수만을 걸러내, 깊은 고민 끝에 배치한 사진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아가씨 가까이』만의 신비한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렌즈 너머로 본 박찬욱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진을 통해, 마침내 독자 역시 감독의 시선에 머물며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출판사 서평
박찬욱 감독이 기록한 〈아가씨〉 안과 밖
사진작가로서의 박찬욱을 만나는 기회, 『아가씨 가까이』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첫 번째 단독 사진집이다. 영화 〈아가씨〉를 연출하면서 촬영현장과 그 가까이서 직접 찍은 사진을 모았다. 작품을 기획하는 단계인 2013년 4월 경기도 파주부터, 영화음악을 녹음하러 간 2016년 3월 베를린까지의 시공간이 망라되어 있다.
제목인 ‘아가씨 가까이’는 이 책에 실린 사진이 영화 〈아가씨〉와 가까운 시공간에서 촬영되었음을 암시한다. 그래서 한국 파주와 고흥, 평창, 일본 쿠와나와 아오모리, 독일 베를린 등지를 오가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은 흥미롭다. 사진 속에 존재하는 광범위한 시공간을 좇다 보면, 〈아가씨〉 가까이에서 산책하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는 틈틈이 걸었을 것이다. 〈아가씨〉로부터 한 걸음 멀어지기 위해 그러나 〈아가씨〉에서 완전히 멀어지지는 못한 채.
사진을 찍을 때의 그는 정찰하고 매복하여 기다린다. ‘언제나 눈에 띄는 대상’에서 ‘절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순간’과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을 찍는 동안 그는 영화감독이 아니라, 철저하게 산책자이자 정찰자로 존재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에는 다 싣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시공간과 그는 마주했으리라. 저기,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는 저 남자, 박찬욱이 3년간 직접 찍고 엄선한 110여 컷의 사진이 『아가씨 가까이』에 담겼다.
카메라 렌즈 너머로 본 박찬욱의 세계
『아가씨 가까이』는 사진에 감독의 해설을 덧붙여, 그의 시선이 가 닿는 영화의 안과 밖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때문에 박찬욱의 노트를 따라가는 것은 〈아가씨〉의 내밀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며, ‘영화감독’ 박찬욱의 목소리를 담는 동시에 ‘사진작가’ 박찬욱의 면면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실 박찬욱은 사진에 대해 영화 못지않은 애정을 갖고 헌신해왔다. 대학 시절부터 영화 연출을 하는 지금까지 꾸준히 사진을 찍어온 그에게 사진은 취미가 아닌 두 번째 직업과 같다. 언젠가 영화 제작에 투자를 받지 못하는 날이 오면 사진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사진을 향한 뿌리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박찬욱은 ‘찍고’ 있다. 영화감독 박찬욱이 영화 카메라로 무언가를 찍는다면, 사진작가 박찬욱은 사진 카메라를 들고 찍는다. 그는 늘 ‘찍는’ 셈인데, 그때의 찍기는 선택이며 곧 촬영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찍는 행위는 선택하기, 보관하기, 버리기라는 일련의 편집 과정과 같다. 그리고 그 편집의 과정에는 자연스럽게 오롯한 박찬욱만의 시선이 담길 수밖에 없다. 그는 카메라를 통한 편집을 완전히 체화했다. 그가 마주한 세상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때로는 무의미한 것)을 선별해내고 잡아내는 일. 카메라의 눈을 통해 찍는 작업은 곧, 태양에 도달하려는 이카루스의 꿈처럼 아주 뜨겁고 강렬한 체험이다.
그래서 『아가씨 가까이』는 더욱 의미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박찬욱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독자는 오랜 시간 그의 시선을 살펴보고 머무를 수 있다. 정지된 순간 안에서, 시선들은 오래 머문다. 그리하여 독자는 비로소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저마다 박찬욱의 눈을 갖고 더 먼 곳으로 간다. 박찬욱 감독의 심연으로, 영화의 저편, 사진 너머로.
기본정보
ISBN | 9788994040868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6월 10일 |
쪽수 | 144쪽 |
크기 |
278 * 240
* 20
mm
/ 103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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