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원소는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가 탄산수소나트륨(소다, soda)에서 분리해 내면서 1807년 ‘소듐’으로 처음 보고된다. 하지만 독일이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의학, 화학을 비롯해 과학계 대부분을 지배하면서 화합물 이름을 영어로 짓는 것에 강한 불쾌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고대 이집트에서 탄산나트륨 광물을 ‘natron’으로 불렀다는 것에 근거해 소듐을 ‘나트륨’으로 개명한다. 그렇게 11번 원소는 미국이 과학계를 다시 주도할 때까지 나트륨으로 불리고, 이 과정에서 두 개의 이름이 함께 쓰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화학회(KCS)가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회의 결정에 따라 ‘소듐’을 공식적인 이름으로 지정해 사용하고 있다. 원소의 이름은 어느 나라가 얼마만큼의 기술력을 가지고 국제 사회에 영향을 끼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_37-38쪽(11 소듐 Na … 나트륨일까, 소듐일까?)

“백린(white phosphorus)은 ‘인(燐, phosphorus)’의 한 종류다. 인은 원자 배열에 따라 적린, 흑린, 황린, 자린, 백린 등 다양한 동소체가 존재한다. 백린탄은 말 그대로 백린이라는 물질을 이용해서 만든 폭탄이다. 백린은 다른 동소체들과 달리 공기 중에서 자연 발화하며, 독성이 매우 높아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중독시켜 죽음으로 몰 수 있다.
백린탄을 쏘면 백린이 하늘에서 폭발하며 사방으로 흩뿌려진다. 그리고 사람 몸에 눌어붙어 몸을 불태운다. 백린으로 인한 불은 일반적인 불과 다르게 문지르거나 바닥에 굴려도 꺼지지 않는다. 심지어 물에 들어가도 씻기지 않아 물이 마르면 다시 저절로 불타오른다. 그래서 백린탄에 노출되면 사실상 그 부위를 도려내거나 아예 잘라 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잔인성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는 백린탄을 금지 무기로 분류한다.”
_99-100쪽(15 인 P … 꺼지지 않는 불)

“방사성이 강한 스트론튬처럼 폴로늄도 알파 붕괴로 500℃에 달하는 고열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원자력 전지를 만들어 인공위성의 소형 열원(熱源)으로 쓰고 있다. 구소련의 무인 달 탐사기에도 사용됐다. 같은 족 원소인 황, 셀레늄, 텔루륨의 특성으로 미루어보건대 광학적 특성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자연적으로 방사성 붕괴하고 독성이 매우 강해 산업적, 생물학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항암 치료에조차 이용되지 않는다.”
_124-125쪽(84 폴로늄 Po … 인공위성을 움직이는 맹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