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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유주얼에 수록된 시와 소설과 에세이는 한 펼침면에 담겨 페이지를 넘길 필요가 없다.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들이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고 상상하며 대변한다.
동세대 핫한 아티스트들의 최신 작품들을 모아 놓았다.
누구든 잡지를 펼치는 순간 'AN USUAL' 기획전의 관람객이다.
No 8. "퇴근 퇴사 퇴짜"
언유주얼 8호의 키워드는 제목 그대로 ‘퇴근, 퇴사, 퇴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퇴’로 이 세 단어는 ‘떡튀순’만큼이나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퇴근이 듣기만 해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주문과도 같은 단어라면, 퇴사는 더 이상 평생 직장을 기대할 수 없는 요즘의 세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약 혹은 더 이상 소진되지 않기 위한 발버둥을 의미한다. 거기에 퇴근과 퇴사 사이에는 일상에서 수없이 마주쳐야 하는 퇴짜가 있다.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느라 지쳐 있다면, 우리가 반복하고 있는 하루를 쳇바퀴 같은 순환의 모양이 아닌 길게 뻗은 길을 상상해 보길 권한다. 비슷해 보이는 풍경에 달리는 속도는 느리더라도 우리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퇴’로 시작하는 이 세 키워드는 모두 물러날 퇴(退)를 쓰고 있지만, 그것들을 통과한 우리는 어제에서 오늘로 건너와 있다.
일하는 존재로서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퇴근, 퇴사, 퇴짜’는 빨강, 노랑, 초록의 신호등 역할을 한다. 은유, 장류진, 이슬아, 이랑, 김사과, 감자, 문보영, 오찬호 등 28인의 작가들이 ‘퇴근’ ‘퇴사’ ‘퇴짜’를 이야기한다. 퇴근, 퇴사, 퇴짜가 그들의 신호등에서는 무슨 색을 의미하는지 직접 글을 통해 만나 보자. 배우 두 사람의 목소리가 실린 것도 이번 8호만의 특징이다. 최희서 배우의 인터뷰는 수많은 NG를 거쳐 한 번의 오케이를 받는 것이 곧 배우의 일이라는 말을 통해 퇴짜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생각하게끔 만든다. 제주도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작가이자 배우 윤진서의 사랑에 관한 짧은 소설은 당장 퇴사 후 어딘가로 떠나고 싶게 만들 위험이 있다.
작가정보
작가. 에세이집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다가오는 말들』과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그리고 청소년 노동자의 죽음을 취재하며 쓴 르포타주 에세이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등이 있다.
저자(글) 이랑
예술직종 자영업자
저자(글) 이슬아
작가, 헤엄 출판사 대표
소설가.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 있다. 제1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글) 김사과
2005년 제 8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장편소설 『미나』 『풀이 눕는다』 『나b책』 『테러의 시』 『천국에서』 『N.E.W.』 『0영ZERO零』, 단편집 『02』 『더 나쁜 쪽으로』, 에세이집 『설탕의 맛』 『0이하의 날들』이 있다.
저자(글) 강명석
전 《텐아시아》 《아이즈》 편집장. 그 외 다양한 일을 하며 생계유지를 해 왔음. 지금은 새 직장에 ‘입사 중’의 단계.
저자(글)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세상물정의 물리학』 『관계의 과학』을 썼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 기술인 네트워크(ESC, Engineers and Scientists for Change)의 3기 대표이기도 하다. 2016년 더 나은 과학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꿈꾸며 출범한 ESC는 과학 기술의 합리적 사유 방식과 자유로운 문화가 한국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http://esckorea.org
저자(글) 김빵
『커밍 스텝』 『내일의 으뜸』 『뜨거운 홍차』 『기록적 선우』를 썼다.
저자(글) 김신철
에디터. 대한민국 최고의 음료 미디어 ‘마시즘’에서 글을 쓴다. 네이버와 카카오 브런치에서 연재한 글을 모아 『마시는 즐거움』을 ‘마시즘’ 이름으로 출간했다.
저자(글) 달밑
작가. 인스타그램에서 사람과 사랑을 주제로 글을 쓰고 카카오톡이나 메일로 구독자에게 글을 발송하는 유료서비스 ‘달 편지’를 운영 중이다. 사람은 마음에 비례해서 자신을 소모한다는 걸 믿는다.
저자(글) 도대체
글을 쓰거나 만화를 그린다. 책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등이 있다.
저자(글) 목요
목요일을 좋아하는 편집자.
저자(글) 박지일
천구백구십이 년 창원 출생. 이것은 마흔여덟 번 고쳐 쓴 약력이다
저자(글) 박화영
소설가. 소설집 『악몽 조각가』를 출간했다. 밤마다 뒤척거린다.
저자(글) 성기완
시인, 뮤지션. 밴드 트레봉봉 멤버.
저자(글) 신우식
‘신스타’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스타일리스트. 현장과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하고 있다.
저자(글) 오찬호
사회학자로 소개되지만 작가라 생각한다. 9권의 단독저서가 있다.
저자(글) 유재영
20세기 지구에서 태어났다. 소설집 『하바롭스크의 밤』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 에세이집 『한 줄도 좋다, SF영화 - 이 우주를 좋아하게 될 거예요』가 있다.
저자(글) 윤진서
현재는 그 무엇보다 정원 가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연기를 하고 글을 쓰고 요가를 가르칩니다.
저자(글) 이유리
회사원 겸 작가, 고양이 온유의 동거인.
저자(글) 이종철
바이라인 네트워크 기자. 언유주얼 창간호부터 언유주얼 픽의 피처 기사를 담당했다.
저자(글) 주단단Z
단단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
저자(글) 찰나
카피라이터. SNS 글귀 작가. 인스타그램 ‘찰나의 서재’를 운영 중이다.
저자(글) 황유미
소설가. 해가 긴 여름을 좋아하고 글은 주로 낮에 쓴다. 소설집 『오늘도 세계평화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구왕 서영』을 냈고, 창간호부터 《an usual》의 고정 필진으로 활동했다.
목차
- [An Usual(언유주얼)(2020년 6월호)(Vol.8) 목차]
AN USUAL UNREAL
010 - 019 Fake Interview / 가엾은 만화가, 월요일에 갇혔네
020 - 021 Editor’s Letter 김희라
022 - 023 Contents
EXCUSE ME, BUT
026 - 027 essay / 은유 언프리랜서 생존기
028 - 029 novel / 김사과 FXXK YOU MONEY
I’M AFRAID TO
040 - 041 poem / 성기완 평사원
042 - 045 poem / 류휘석 우리가 상상했던 저녁은 옥상에 없겠지만
046 - 047 poem / 박지일 빈방은 나의 정원 그네 하나 끝없이 흔들려야만 했어요
WOULD YOU MIND IF
060 - 061 essay / 이랑 이 모든 영광을 메일 관리자에게 보냅니다
062 - 063 novel / 박화영 탈피
064 - 065 novel / 이유리 아우슈비츠식 생존법
066 - 067 an usual LOVE / 윤진서 일상과 사랑
SURE,
076 - 077 essay / 달밑 너는 나를 사랑하는 일을 마치고 영영 떠났지만
078 - 079 poem / 찰나의 서재 퇴근 퇴사 퇴짜
080 - 081 novel / 김빵 유난히 더웠던 여름, 그날에 대한 이야기
082 - 083 comic / 도대체 보는 눈이 없네
an usual Pick!
094 - 095 Feature / 이종철 선우계시록
096 - 097 EconomyⅠ / 이슬아 시간과 몸과 마음과 돈과 노래
098 - 099 EconomyⅡ / 장류진
100 - 101 Changemaker / 최희서 한 사람의 배우가 되기까지
102 - 103 Webnovel / 목요 마흔다섯의 탈을 쓴 열일곱의 조언
104 - 111 Art / 주단단Z 환상은 우리를 거부하지 않는다
112 - 113 Artist / 강명석 살아남기 위해 강해진 사람
114 - 115 Drink / 김신철 우리의 영화는 에너지 드링크 같았지
116 - 117 Style / 신우식 I Wanna Be Me, Me, Me
118 - 119 Hobby / 문보영 언젠가 춤 없이
120 - 121 Math / 김범준 논문 퇴짜는 학가지상사
122 - 123 Movie / 유재영 여기가 아닌 어딘가
134 - 135 1주년 특집 / 황유미 다시 쓰는 사직서
136 - 137 an usual Letter / 오찬호 퇴짜를 무례하게 하지 않으려면
138 - 141 an usual Discovery / 김유라 파도 타기
142 - 143 an usual Moment / 이윤주 마르셀 프루스트
150 - 151 an usual Challenge / 이선용 물뽕
152 - 153 an usual Talk
154 - 155 Director’s Letter 이선용
156 About an usual
157 Footprint
158 Editors’ Note
159 Concept
160 Sponsor
책 속으로
Q. 누구보다 힘들게 퇴사한 사람으로서 퇴사할 때 꼭 챙겨야 하는 것을 알려 준다면?
A. 경력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 중요하다. 다시 회사에 전화하고 싶지 않으니까.
ㅡ 감자 Fake Interview, 「가엾은 만화가, 월요일에 갇혔네」에서
가끔 직장을 관두고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고민 상담이 들어온다. 그럴 때 나는 매일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는 생활력, 최소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재력,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글을 왜 쓰고 싶은지 욕망의 크기와 방향을 점검하라고 말한다.
ㅡ 은유 에세이, 「언프리랜서 생존기」에서
거절하고 싶은 이유는 다양했지만 그 이유를 다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1) 돈이 너무 적어요 2) 어떤 프로젝트인지 이해가 안 돼요 3) 일을 제안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요
그래서 주로 이렇게 대답했다. ‘정말 하고 싶지만 제안해 주신 날짜에 다른 일정이 있어요.’
ㅡ 이랑 에세이, 「 이 모든 영광을 메일 관리자에게 보냅니다」에서
이제 막 삼십 대 중반에 접어든 김선주 씨의 계산에 의하면 세 번의 이혼 아니 세 번의 이직 끝에 쟁취해 낸 미국계 IT 회사 서울 지부의 흠잡을 데 없는 직책을 걷어차고 루소적인 의미에서 진정한 자유인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돈은 정확히 세븐티투밀리언 달러였다.
ㅡ 김사과 소설, 「FXXK YOU MONEY」에서
줄어든 통장 잔고에 겁먹은 생존자들은 언젠가 또 다른 수용소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맨손으로 문을 두드리며 제발 나를 다시 수감해 달라고 애원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엄밀히 말하자면 탈출이 아니라 이주에 가깝다. 이 수용소에서 저 수용소로 걸어가는 길이 잠시 아름다웠을 뿐이다.
ㅡ 이유리 소설, 「아우슈비츠식 생존법」에서
지속되고 있었다 지속되는 힘이란 대체 뭘까/ 나무가 계속 자라나는 힘 매일 죽는 연습을 하고 아침에 다시 태어나는 힘 사는 게 도통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울어 버리고 다시
ㅡ 류휘석 시, 「우리가 상상했던 저녁은 옥상에 없겠지만」에서
나는 배우고 싶은 걸 망설이지 않고 배우기 위해 평소에 돈을 열심히 벌었다. 잘하고 싶은 일에는 네 가지를 써야 한다. 시간, 몸, 마음, 그리고 돈.
ㅡ이슬아 아티클, 「시간과 몸과 마음과 돈과 노래」에서
나는 간이 작고 그래서 늘 간을 본다. 무엇을 해도 ‘현재의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이 기준인 것 같다. 힘들어도 참아야지, 하는 용기가 잘 나지 않는다. 무언가를 참고 견딜 끈기가, 강단이 부족하다. 조금만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큰 꿈을 품더라도 지금의 나를 세게 쥐어짜고 싶지는 않다.
ㅡ 장류진 아티클, 「간 보는 삶」에서
출판사 서평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야구에서만 적용되지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 파일명 뒤에 ‘최종’을 붙여 저장했지만 그 뒤에 언더바를 붙여 ‘_최최종’ ‘이게_진짜_최종’ ‘_최종_fin’ 등등을 덧붙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결재권자의 변심이든 예기치 못한 상황의 변화든 끝없이 수정할 것들이 생기는 일에 치이다 보면 퇴짜를 맞기란 부지기수다. 그런 퇴짜를 견디고 견뎌 퇴근을 하고 나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한계까지 몰린 피로함을 느낀다. 간신히 쟁취해 낸 퇴근으로 오직 나를 위해서 남은 하루를 쓰고 싶지만, 무엇을 할 틈도 없이 하루가 끝나 버리고 난다. 결국 이렇게 살고 싶지 않고, 이렇게 살다가는 죽을 것 같을 때 우리는 퇴사를 결심하며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기도 한다. 언유주얼 8호는 이처럼 우리 일상과 함께하면서 ‘퇴’로 시작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모아 매거진을 꾸렸다.
페이크 인터뷰는 ‘퇴사’의 아이콘이라고 불릴 수 있는 감자 작가의 만화로 시작한다. 끝없이 동일한 시간대를 반복해야 하는 타임루프에 갇힌 만화가는 하루에 퇴근과 퇴짜와 퇴사를 반복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렸다.
한국 문학의 유일무이한 아이콘 김사과는 완벽한 은퇴를 위해 7200만 달러를 어떻게 벌 것인지 고민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매주 금요일 로또를 사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질 수밖에 없다. 퇴근했지만 회사를 떠나지 못하는 회사원의 비애를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섬뜩하게 그려 낸 박화영과 아침에 씻을 것인지 저녁에 씻을 것인지를 고민하며 오늘 하루도 생존을 위해 버티는 우리의 모습을 담은 이유리의 소설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출근을 괴로워하고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 같다.
에세이에서는 일반적인 직장과는 다르게 셀프 고용의 세계에서 활약하는 필진들의 글을 모았다. 작가 은유는 출근이 없기에 퇴근도 없는, 프리하다 생각되지만 사실은 언프리한 일상의 모습을 그린다. 뮤지션이자 이야기꾼인 이랑은 ‘퇴짜’를 잘 놓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러브 레터를 띄우는 달밑 작가의 에세이에서는 퇴근을 기억의 매개로 한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연애담을 엿볼 수 있다.
언유주얼 8호의 시 지면은 성기완, 류휘석, 박지일 세 명의 시인이 함께했다. 나의 괴로움을 어루만지고 이해해 주는 듯한 세 편의 시를 찬찬히 읽다 보면, 저절로 밑줄을 치고 싶어질 것이다.
8호부터 새단장을 시작한 an usual Love는 배우이자 작가 윤진서로 스타트를 끊었다. ‘OO와 사랑’이라는 주제에서 윤진서 작가는 ‘일상’을 집어 넣었다. 그 일상을 따라 읽다 보면 누구든 지금 당장 떠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언유주얼 8호를 만든 단어 모두 물러날 퇴(退)를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퇴근과 퇴사와 퇴짜를 통해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을.
기본정보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27일 |
---|---|
쪽수 | 160쪽 |
크기 |
170 * 24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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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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