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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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문학나눔 선정도서 > 2021년 선정
작가정보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2000년 『현대수필』 봄호에 「말 한마디」로 등단했다. 2012년 〈SDU사이버문학상〉 입상하여 『시작』으로 시 발표.
『현대수필』 편집장 역임, 현재 자문위원, 시인회의, 분당수필문학회 동인이고 문예비평지 『창』 편집위원, 성남 문예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수필집으로 『흐름』 『사막에서는 바람이 보인다』 『한눈팔기』, 아포리즘 에세이 『바람, 바람』(2013년 문학나눔 우수도서)을 출간했다.
제5회 〈한국산문 문학상〉, 제9회 〈구름카페 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 작가의 말 | 4
제1장 탐색
처사, 남명‥11 | 도동서원에서 그를 생각하다‥16
이옥, 소소한 항명‥20 | 나, 이용휴‥25 | 노먼 베쑨을 만나다 ‥30
나는 한 마리 개였다‥35 | 봄날, 독백‥40
제2장 해방구
열반지에서‥47 | 어미의 바람‥51 | 순백에 홀리다‥55 | 반갑다, 은수야‥60
푸르고 푸른 몰타‥65 | 중세의 골목‥69 | 섬이 부른다‥73 | 그곳, 청산도‥79
동피랑에 가거든‥83 | 바이칼을 향해‥87
제3장 관계 탐구
어느 날 무심히‥93 | 모자라고 아픈‥97 | 그들은 신인류‥101 | 봉과 왕‥104
2020, 재난일기‥107 | 그러려니‥117 | 술, 여럿이 혼자서‥122 | 신풍속도‥127
청춘과 꼰대‥131 | 의문과 확신 사이‥134 | 부부 진혼곡‥136
제4장 천년 학생
수필은… 고백록‥143 | 샘물이며 갈증‥144 | 애인‥150 | 육체 탐구‥153
내 자리 꽃자리‥156 | 음주의 변‥160 | 혼바람나다‥164 | 말, 말‥168
솔직히 말하지 마라‥172 | 댄스, 댄스 ‥174 | 유쾌, 상쾌, 통쾌?‥177
제5장 잡설
시간의 힘‥183 | 애도 준비‥188 | 이별의 무게‥198
성질대로 떠난다‥202 | 침묵의 위로‥205 | 애통하지 않다‥206
슬픈 축제‥209 | 중간보고서‥210 | 나를 받아주세요‥215
제6장 아포리즘
봄봄봄‥221 | 하하하‥224 | 추추추‥227 | 동동동‥229 | 봄비를 마시자‥231
여름, 서럽게 운다‥233 | 춤추는 가을‥235 | 겨울, 겨우살이‥237
날아라, 생명‥239 | 질주하는 여름‥241 | 피어라, 오늘‥243 | 겨울 채비‥245
책 속으로
●… 70년을 사는 솔개는 40살쯤 되면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노쇠한 몸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반 년에 걸쳐 새 몸을 만드는 것이다. 산 정상에 올라 바위에 낡은 부리를 쪼아서 빠지게 한다. 서서히 새 부리가 돋아나면 그 부리로 무뎌진 발톱과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낸다. 그 후 새 발톱과 깃털이 나와 솔개는 다시 힘차게 새로운 삶을 산다.
시난고난하던 때, 이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우화라는 걸 알았다. 실제로 솔개의 수명은 20년 정도이며 부리가 상한 뒤 다시 자라는 조류는 없다고 한다. 새로운 선택을 할 때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우리의 의지를 다그치기 위해서 만든 우언이었다. 어쨌거나 맹렬한 행은 고수의 몸짓이다.
그럼에도 나는 쇄신을 생각했다. 머리는 산뜻한 색으로 바꾸고 늘어진 피부는 잡아당기고 부실해진 무릎의 연골도 갈아 끼워 삐걱거리는 육신을 먼저 바꿀까. 대책 없는 호기심과 지치지 않는 역마살을 무질러야 할까. 불쑥불쑥 치미는 부아와 아집, 시시로 들끓는 속은 어쩌나.
아무래도 쇄신(刷新)에 쇄신(碎身)할 자신이 없다. 내일을 위해 오늘 고통스럽지 말 것, 오늘 즐거워야 내일도 즐겁다. 다시 제자리다.
사람은 피어날 때는 더뎌도 스러지는 데는 가속이 붙는다. 후반부 시간이 빨리 가는 건 다행이다. 다만 슬로비디오로 이어지는 행동과 의 언밸런스를 잘 다스려야 한다.
겨우 한철을 살다 가는 꽃이 말한다.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벌에게 다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주고 그래도 잃은 건 하나도 없다’고. 가을이 오면 풍성하게 거두는 게 아니라 또바기 나누면서 그득해지는 비책을 알려준다. 짧은 시간에도 속속들이 여물었다. 그래서 모두 좋아하는 ‘꽃’인가보다.
우리는 안다, 행복은 삶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걸. 꽃 닮은 사람은 인생의 계절 어디에 서 있든 사랑옵다.
여린 봉오리든 한창 피었든 슬몃 이울어가든, 누구나 오늘이 최고다.
- 「피어라, 오늘」 전문
출판사 서평
삶과 죽음, 골방에서 광장으로 또 중세까지 아우른 노정숙 작가의 에세이집
2000년 『현대수필』 봄호에 「말 한마디」로 등단했고, 2012년 〈SDU사이버문학상〉 입상해 『시작』으로 시를 발표한 노정숙 수필가가 에세이집 『피어라, 오늘』을 출간했다. 이번에 선보인 에세이집 『피어라, 오늘』은 “8년 만이다. 그 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추렸다. 모자라고 아픈 걸 어르고 달래며 맺은 열매다. 단내나는 탐스런 복숭아가 아닌 새들이 입질을 한 못난이 사과에 가깝다. 버려도 아깝지 않겠지만 누군가 그 사과가 꼴보다 맛이 괜찮다는 걸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오래 앉아 있었고, 골방에서 광장으로, 멀리 중세로도 날아다녔다. 진창과 천상을 오가며 많이 아팠고, 또 힘껏 느꼈다. 허투루 산 시간 없는데 부끄러운 건 피할 수가 없다. 위로를 찾는다”고 「작가의 말」에서 고백했다.
제1장 ‘탐색’에서는 조선 명종과 선조의 권력에 굴하지 않고 칼날 같은 직언을 날린 조식(曺植)을 그리워하는 「처사, 남명」, 김종직의 문도로 붕당을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유배를 갔지만 유학사의 정맥을 이은 한훤당(寒暄堂) 김굉필의 대구 현풍의 도동서원에 둘러본 후 쓴 「도동서원에서 그를 생각하다」, 이단적인 문학을 적극 밀고 나가 ‘문체반정’에 걸려 억압받고 불우한 삶을 보낸 이옥의 여러 글의 우수함을 밝힌 「이옥, 소소한 항명」, 실학의 학맥을 따라 천문·지리·병농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쓴 이용휴를 기리는 「나, 이용휴」, 노먼 베쑨과 가상 인터뷰를 한 「노먼 베쑨과 만나다」, 불온한 사상으로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끼쳤던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를 떠올리며 「나는 한 마리 개였다」 등 역사의 획을 그은 선조들의 행적을 더듬었다.
제2장 ‘해방구’에는 부처의 행적을 찾아간 쿠시나가르의 「열반지에서」, 부산 해운대 모래사장을 걷다 바다를 향해 절을 하는 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느낀 「어미의 바람」, 산토리니의 한 서점에서 만난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을 보고 떠오른 「순백에 홀리다」, 세계일주를 하고 온 마을버스에 대한 헌사인 「반갑다, 은수야」, 외세의 침략을 수없이 받았지만 절경을 자랑하는 「푸르고 푸른 몰타」, 몰타의 옛 수도 엠디나에서 만나는 「중세의 골목」, 크레타와 로도스 등 그리스 섬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섬이 부른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슬로시티 「그곳, 청산도」, 통영의 핫플레이스가 된 동피랑을 둘러본 인상기인 「동피랑에 가거든」,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을 만한 동토 러시아의 거대한 호수 「바이칼을 향해」 등 여행을 통해 느낀 역사와 인문 지식을 느낄 수 있다.
제3장 ‘관계 탐구’에는 화원에서 데리고 온 ‘전화위복’의 꽃말을 가진 남천 이야기인 「어느 날 무심히」, 조카의 결혼식 주례사를 계기로 느낀 부부의 관계에 대한 「모자라고 아픈」, 여섯 살 손자를 돌보다가 체험한 「그들은 신인류」, 상점 관계자와 고객의 차이를 고찰한 「봉과 왕」,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이야기를 그린 「2020, 재난일기」, 체념과 포기의 너그러움을 포장한 단어인 「그러려니」, 혼자서 술을 마시며 떠오른 혼술의 달인들의 에피소드를 그린 「술, 여럿이 혼자서」, 코로나19 사태 후 바뀌는 생활문화를 그린 「신풍속도」, 꼰대마인드가 나라를 망쳤다는 글을 읽고 느낀 「청춘과 꼰대」 등 여러 관계를 성찰하고 있다.
제4장 ‘천년 학생’에서는 수필을 애인처럼 대하며 수필을 쓰는 법에 대한 「수필은… 고백록」 「샘물이며 갈증」 「애인」, 터널증후군을 앓는 손목과 ‘사전의료의향서’를 쓴 이유를 쓴 「육체 탐구」, 경쟁을 통해 극복해야 할 것은 결국 자신이란 깨달음을 얻게 한 「내 자리 꽃자리」, 술에 대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담은 「음주의 변」 「혼바람나다」, 인도 영화 〈지상의 별처럼〉을 관람하고 느낀 점과 너무 솔직해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말에 대해 성찰한 「말, 말」 「솔직히 말하지 마라」, 마음 속 출렁이는 리듬을 따라가지 못하는 몸치를 탓하는 「댄스, 댄스」, 열심히 살기보다는 느림과 게으름에서 얻어지는 유쾌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버리니 얻어지는 상쾌, 미투운동에 반하여 어딘가에서 벌어질 역미투를 떠올리니 통쾌하다는 「유쾌, 상쾌, 통쾌?」 등을 펼쳤다.
제5장 ‘잡설’에 실린 「시간의 힘」 「애도 준비」 「이별의 무게」 「성질대로 떠난다」 「침묵의 위로」 「애통하지 않다」 「슬픈 축제」 「중간보고서」 「나를 받아주세요」 등은 요양원 생활 1년도 안 되어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님, 66세로 세상을 등진 철학자 김진영, 미투로 자살을 선택한 서울시장 박원순, 시할머니와 시할아버지의 성격과 죽음, 호상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연치유력을 믿으며 언제든 부르시면 ‘네’하고 가겠다고 세뇌하는 작가 등 여러 사람의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들을 묶었다.
제6장 ‘아포리즘’은 “겨우 한철을 살다 가는 꽃이 말한다.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벌에게 다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주고 그래도 잃은 건 하나도 없다’고. 가을이 오면 풍성하게 거두는 게 아니라 또바기 나누면서 그득해지는 비책을 알려준다. 짧은 시간에도 속속들이 여물었다. 그래서 모두 좋아하는 ‘꽃’인가보다.// 우리는 안다, 행복은 삶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걸. 꽃 닮은 사람은 인생의 계절 어디에 서 있든 사랑옵다.// 여린 봉오리든 한창 피었든 슬몃 이울어가든, 누구나 오늘이 최고다”라고 말하는 표제작 「피어라, 오늘」과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에 대한 짧은 글 12편이 실려 있다.
노정숙 작가는 문예비평지 『창』 편집위원, 성남 문예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수필집 『흐름』 『사막에서는 바람이 보인다』 『한눈팔기』, 아포리즘 에세이 『바람, 바람』(2013년 문학나눔 우수도서)을 출간한 중견 수필가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65120269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3월 20일 |
쪽수 | 248쪽 |
크기 |
149 * 210
* 20
mm
/ 43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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