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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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 > 2022년 선정
지욱 선사는 불교적 사유의 기반 위에서 유교 경전과 도교 경전을 체계적으로 주석하고, 유교와 불교의 사상적 융화의 논리를 깊이 있게 제시하였다. 그의 이러한 작업은 불교적 사유의 기반 위에서 유교 경전의 가르침을 전반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포용론의 당당한 자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요컨대 지욱 대사의 『논어점정』은 불교와 유교 사이의 접점을 찾고자 한, 불(佛)·유(儒) 교섭과 회통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저작이다.
이 책 『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은 역주자의 박사학위 논문 「『논어점정보주』 역주」를 토대로 기존 번역문을 가다듬고 연보와 주석의 내용을 충실히 보충하여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한국에서 동아시아 불교 사상사 및 동아시아 유학사에 있어 유·불 교섭과 회통이 지닌 사상사적 의의가 널리 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작가정보
蒙雲 金承萬
1980년 9월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에서 출생하였다. 서울 동신 초등학교ㆍ용문 중학교ㆍ홍익 사대부고를 다녔고, 원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다(2006.02). 논산 육군훈련소 교육지원대대 교육지원중대 조교소대 분대장교육대에서 만 26개월[791일] 동안 분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조교로 선발된 요원들을 가르쳤다(2000-2003).
학부 시절 불연(佛緣)을 통해 인연을 맺은 원불교학과 박맹수 교수님의 인도(引導)로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에 입학(2006.03), 박홍규 선생님을 지도교수님으로 모시고 석사학위 논문 「삼봉 정도전의 불씨잡변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완성하였다(2009.02). 석사 논문을 준비하던 당시에 한문(漢文) 원전(原典)에 대한 정확한 탈초와 번역 작업의 필요성을 몸소 절감하여 숙려(熟慮) 끝에 고려대학교 고전번역협동과정 박사과정에 진학(2010.09), 은사(恩師)인 한문학과 윤재민 선생님을 모시고 한문(漢文)의 문리(文理)를 비롯하여 전문적인 학술 번역 방법에 관한 공부를 넓혀 나갔다. 그리고 수료 후 만 9년 만에 박사학위 논문 「論語點睛補注 譯注」를 완성하였다(2021.08).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서울 종로 6가에 소재한 보명선원에서 탄허(呑虛) 택성(宅成) 큰스님의 전강제자이신 원조(圓照) 각성(覺性) 스님을 모시고 『중용직지』ㆍ『유식론』ㆍ『선가구감』ㆍ『보조법어』 등을 배웠다. 2011년 3월에는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에 입학하여 연수과정 3년을 이수하고 2014년 2월에 졸업하였다.
한국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한국무역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던 서강(西岡) 박병호(朴炳鎬) 선생님과 해방 후 1세대 불교 경전 번역가이자 불서 출판인이었던 고(故) 우경(迂耕) 이일영(李一影) 선생님을 받들고 만 6년 동안 초서와 간찰 독법 그리고 『소학』을 배웠다(2015-2020). 과거 사단법인 한자교육진흥회 연구부 팀장으로서 국가 공인 한자ㆍ한문 자격시험의 문제를 출제ㆍ채점ㆍ관리를 하였으며(2012-2014), 현재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코베이옥션{천도교 수운회관 6층}에서 고전실 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전적과 고문서, 서화의 탈초ㆍ번역ㆍ해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2015-현재). 지금까지 13,000여 편의 작품을 해제하였다.
학술논문으로는 「우익지욱의 『논어점정(論語點睛)』에 보이는 경전주석 방식의 특징」ㆍ「陽復子 江謙의 『論語』 解釋의 特徵 -『論語點睛補注』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명말청초明末淸初 때 인물로 운서주굉, 자백진가, 감산덕청 등과 함께 명대明代 4대고승으로 추앙받는다. 속성은 종鍾, 이름은 제명際明 또는 명성名聲, 자字는 진지振之이다. 법명은 지욱이고, 호는 서유西有 또는 우익藕益이며, 별호는 팔불도인八不道人이다. 어릴 때 유가의 경서를 읽고 불교와 도교를 멸할 것을 서원하였으나, 17세 때 주굉이 지은 「자지록서自知錄序」와 「죽창수필竹窓隨筆」을 읽고 감화되어 불교에 입문하였다. 20세 때는 「논어」를 주석하다가 공자와 안연이 말하는 유가의 심법心法을 깨달았다. 24세 때 꿈에 수차례 감산덕청을 보고는 덕청의 문인인 설령雪嶺법사에게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그해 주굉의 제자인 고덕古德법사에게 「성유식론」 강의를 듣다가 의문이 생겨 참구, 성종性宗과 상종相宗이 회통됨을 깨달았다. 28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극진히 효자의 예를 다 하고는, 세상의 인연을 끊고 송릉松陵으로 가서 폐관하다가 큰 병을 얻는다. 그리하여 참선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염불로 서방정토에 왕생하기를 구하였다. 지욱은 일생에 걸쳐 계율에 기초한 참선과 아울러 염불과 참회수행을 병행하면서 방대한 저술활동을 했는데, 다양한 경론의 주석을 쓰면서 여러 학설의 상이점을 서로 융통시키고자 하였고, 그 융통의 귀결점으로 정토왕생을 위한 염불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는 유교의 사서삼경을 불교적 안목으로 주석했을 뿐만 아니라 화엄, 유식, 천태 등 고도의 교학 체계와 선적 체험을 바탕으로 「주역선해」를 지었다. 「주역선해」는 불교적 안목으로 「주역」을 전면적으로 해석한 탁월한 명저로 정평이 나 있다. 57세 되던 1655년 정월에 병이 나서 가부좌한 채로 서방을 향하여 손을 들고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경전 연구의 안내서인 「열장지진」 44권을 비롯하여 「아미타경요해」, 「능가경의소」, 「능엄경현의·문구」, 「법화경회의」, 「금강경파공론」, 「범망경합주」, 「대승기신론열망소」, 「성유식론관심법요」 등 전 분야에 걸쳐 있으며, 문집으로는 「영봉종론」 38권이 전한다.
목차
- ㆍ추천사
유·불 회통의 사상사적 의의가 담긴 책- 박맹수(원광대학교 총장) … 005
불교와 유교, 붓다와 공자의 만남- 이영호(성균관대학교 교수) … 008
융·복합 시대의 필독서- 이상현((주)태인 대표 / 대한하키협회장) … 011
부처가 설했던 바른길만을 이야기하는…- 양재열(갯벌문학회 회장) … 013
ㆍ역주자 서문 … 014
Ⅰ. 解題
1. 序論 … 024
2. 구성과 해석학적 토대 … 030
1) 구성 방식 … 030
2) 불교적 관점에서의 『논어』 해석 … 040
3. 경전주석 방식 … 046
1) 佛敎 經典 引用 … 047
2) 陽明學派 經說 引用 … 052
3) 朱子 經說 批判 … 056
4) 注釋과 佛敎 公案의 接木 … 060
4. 結論 … 066
* 補論: 譯注의 方法 … 071
1) 飜譯文의 體裁 … 074
2) 飜譯文의 特徵 … 077
3) 原文 校勘과 標點 … 078
4) 原文 注釋 … 078
Ⅱ. 『論語點睛補注』 譯注
일러두기 … 084
「四書藕益解序」 … 087
「四書藕益解重刻序」 … 093
「論語點睛補注序」 … 107
1. 【學而 第一】 … 110
2. 【爲政 第二】 … 144
3. 【八佾 第三】 … 189
4. 【里仁 第四】 … 225
5. 【公冶長 第五】 … 255
6. 【雍也 第六】 … 285
7. 【述而 第七】 … 322
8. 【泰伯 第八】 … 370
9. 【子罕 第九】 … 391
10. 【鄕黨 第十】 … 422
11. 【先進 第十一】 … 437
12. 【顔淵 第十二】 … 469
13. 【子路 第十三】 … 497
14. 【憲問 第十四】 … 526
15. 【?靈公 第十五】 … 567
16. 【季氏 第十六】 … 604
17. 【陽貨 第十七】 … 621
18. 【微子 第十八】 … 648
19. 【子張 第十九】 … 663
20. 【堯曰 第二十】 … 680
ㆍ〔藕益 智旭 大師 眞影〕 … 684
Ⅲ. 【부록】 弘一大師 撰 『藕益大師年譜』 譯注 … 685
ㆍ참고문헌 … 788
추천사
-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동아시아 불교 사상사 및 동아시아 유학사에 있어 유·불 교섭과 회통이 지닌 사상사적 의의가 널리 조명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이 책의 출간이 한국 불교사 및 한국 불교학의 학문적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일조가 되길 충심(忠心)으로 기원한다.”
-
“『논어점정』은 유가의 『논어』에 불교적 관점을 투영하여 해설한 책인데, 애초 이 양자 사이에는 이미 언어도 다르고 시대도 달랐지만 서로 공유하는 지점이 확연하였기에 그렇게 간극이 보이지 않는다. ‘무아(無我)’를 통해 상호 소통하면서 공자가 곧 부처이고 부처가 바로 공자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제 교감과 주석을 구비한 번역본이 나왔으므로 우리는 이 책에 대하여 쉽사리 접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진리를 접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김 박사의 공덕은 얼마나 큰 것인가!”
-
“유교와 불교 이론을 넘나드는 지욱 선사의 저서를 역주 해설한 이 책은 융·복합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
“논어ㆍ맹자ㆍ증자ㆍ안자ㆍ지욱 대사에 대하여는 김승만 박사에게 맡기고 나는 인간 김승만에 대하여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중용과 한 몸을 이룬 사람이라고 느꼈고 또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부처가 설했던 바른길만을 이야기하는 그를 보면서, 평생 젊게 살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본보기이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으로
p.47
지욱 대사는 비록 天台宗의 宗門에 가까이 몸담고 있었으나 어느 한종파의 경론에 집착하지 않고, 華嚴·天台·唯識·律·淨土·禪 등 실로 다양한 종파의 經論書를 강설하고 주석하였다. 노년에는 유가의 경전을 불교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저술들을 남겼다.
또한, 당시에 새로운 종교로서 중국에 들어온 서양 종교 ‘천주교’에 대한 비판 내용을 담은 『?邪集』 전2권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29 지욱 대사가 이처럼 평생에 걸쳐서 남긴 저술은 총68종 226권에 달한다.
『논어점정』에는 모두 32번에 걸쳐서 ‘方外史曰’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方外史’는 다른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욱 대사 자신을 가리킨다. ‘方外史’가 인용한 論書에 지욱 대사 자신이 주석을 하였던 書名이 보인다.
p.52
지욱 대사는 『논어점정』에서 陸象山의 사상을 계승하였던 王陽明의 언설을 10차례 인용하였고, 급진적인 양명학파에 속했던 李卓吾의 언설을 93차례 인용하였다. 특히 이탁오의 저서 『논어평』을 중점적으로 언급하였다. 지욱 대사가 『논어평』을 중요시했던 까닭은 송대 이후로 쇠락해 가던 불교를 晩明 時期에 부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주었던 인물이 바로 이탁오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孔子家語』·『莊子』·『周易』 등 다양한 經書와 諸子百家書를 인용하였다.
p.56
지욱 대사는 『논어점정』에서 『논어』의 正文을 풀이하는 데 있어 道를 닦는 수행자의 처지에서 불교의 깨달음과 유교의 心法의 切點을 찾고자 애를 썼다. 이 때문에 『논어』를 性理哲學的 觀點에서만 注解한 朱子의 『論語集注』를 62차례에 걸쳐서 비판하였다. 지욱 대사가 『논어점정』에서 주자의 『논어집주』 풀이를 직접 비판한 各 篇의 章數와 章次를 도표로 나타나면 아래의 〈표7〉과 같다. 주자는 남송 때의 대표적인 ?佛論者로서, 『논어집주』에는 불교를 강도 높게 비판한 곳이 여러 군데에 걸쳐서 기술되어 있다.
p.60
지욱 대사는 자신이 직접 주석을 단 『논어』의 正文 총 433장에서 「顔淵 第十二」 제1장·「陽貨 第十七」 제21장·「微子 第十八」 제6장 및 제7장·「子張 第十九」 제12장 등 다섯 章의 주석 형태를 ‘禪問答式’으로 구성하였다.
『論語集解』와 『論語集注』 등에서 何晏과 朱子가 각 章의 내용이 끝나는 곳 옆에다가 그들 자신의 注를 달았던 전통적인 주석 방식과는 다르게, 지욱 대사는 각 章의 내용이 채 끝나기도 전에 句節과 句節 사이에다가 注釋文을 배치하였다. 『논어』 正文에 대한 注釋으로 달아놓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 접근 방식이 경학적이거나 훈고학적이지 않다. 오히려 參禪하는 수행자의 본분 상에서 經文을 상대하고 있어서, 주석문의 형태가 고도의 난제를 일으키고 그 답을 주고받는 ‘禪問答 形式’에 가깝다. 宋나라 때 저술된 대표적인 參禪 修行書로서 100개의 公案이 수록된 『佛果?悟禪師碧巖錄』의 思惟의 깊이에 비견되는 지욱 대사의 話頭公案 5則이 『論語點睛』에 실려 있는 것이다.
p.68
지욱 대사 사후 삼백여 년의 시간이 지나 陽復子 江謙 居士가 『논어점정』에 補注를 달았다. 그리하여 현재는 原注者 지욱 대사와 補注者 양복자 강겸 거사의 주석이 합쳐진 『論語點睛補注』가 통행본이 되었다. 강겸 거사가 『論語點睛補注』에서 지욱 대사의 『논어점정』을 補注하기 위하여 행한 주석 방식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지욱 대사가 미처 언급하지 못하였거나 불교 교리상에서 개념 설명이 상세하지 못한 부분을 補注하여 불교를 처음 대하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지욱 대사가 과감하게 주석을 생략한 『논어』의 正文 總69章 중 아홉 군데의 章에 단독으로 補注를 하였다. 강겸 거사가 『論語點睛補注』에서 단독으로 注釋을 낸 각 篇의 章數와 章次는 다음과 같다. 「述而 第七」 제7장·제12장, 「太伯 第八」 제10장, 「鄕黨 第十」 제3장·제8장·제11장, 「先進 第十一」 제8장, 「憲問 第十四」 제18장, 「陽貨 第十七」 제20장 등 총 아홉 章이다. 강겸 거사가 단독으로 補注를 단 까닭은 독자에게 해당 『논어』 經文에 대한 불교적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셋째, 지욱 대사가 原注에서 인용한 문헌들보다 좀 더 광범위한 제자백가서를 인용하였다. 예컨대, 지욱 대사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던 列子의 『沖虛經』을 강겸 거사는 네 차례나 인용하였다. 강겸 거사가 『列子』를 인용하여 補注를 낸 『논어점정』의 편명은 다음과 같다. 「雍也第六」 제10장·제29장, 「述而 第七」 제26장, 「衛靈公 第十五」 제38장 등 넉 章이다.
넷째, 주자의 『논어집주』를 비판적으로만 보지 않고 불교의 사상과 서로 통하는 곳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 주자의 『논어집주』 원문을 補注에다가 그대로 인용하였다. 이처럼 지욱 대사의 儒·佛·禪 三敎同源論의 全貌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 강겸 거사의 補注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지침서가 된다.
p.88
「사서우익해서(四書藕益解序)」
우익자(藕益子)가 나이 열두 살에 이학(理學; 儒敎 性理學)을 담론하였으나 이(理)를 알지 못하였고, 스무 살에 현문(玄門: 道敎)을 익혔으나 현(玄)을 알지 못하였고, 스물세 살에 선(禪)을 참구하였으나 선(禪)을 알지 못하였고, 스물일곱 살에 계율을 익혔으나 율(律)을 알지 못하였고, 서른여섯 살에 교법(敎法)을 공부하였으나 교(敎)를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큰 병으로 목숨이 거의 끊어지게 되자 구화산(九華山)으로 돌아와 누워 두부(豆腐) 찌꺼기{비지}로 찬(饌)을 삼고 쌀겨와 굳은 쌀로 양식을 삼아 형해(形骸)를 잊고 속세의 일을 끊으니, 만 가지 생각이 다 타버린 재와 같이 되고 한 가지 마음도 붙어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뒤에야 유(儒)와 현(玄)과 불(佛)과 선(禪)과 율(律)과 교(敎)가 모두 양엽(楊葉; 버들잎)과 공권(空拳; 빈주먹)처럼 아이들을 달래는 방편이 아닌 게 없음을 알았다.
어린아이가 바라는 바를 따라 달래 줄 때, 달래는 방법이 맞으면 옹알옹알하면서 웃지만 맞지 못하면 응애응애 운다. 울고 웃는 것은 본디 어린아이에게 달려 있으니 부모에게 무슨 상관(相關)이 있겠는가? 하지만 아이가 웃으면 부모는 기뻐하고 아이가 울면 부모는 근심하게 마련이니, 천성(天性)이 서로 연관되어 그만두고자 하여도 그만둘 수 없는 것이 있어서이다. “도낏자루를 베고, 도낏자루를 베니, 그 본(本; 본보기)이 멀리 있지 않구나!” 지금 남에게 달래지는 자는 곧 훗날 남을 달랠 자이다. 만일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빈주먹과 노란 잎사귀를 따라 울고 웃는 것을 면하지 못한다면 어찌 남을 달랠 수 있겠는가?
출판사 서평
불(佛)·유(儒) 교섭과 회통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저작
사상 최초로 불교적 관점에서 『논어』 해석한
지욱 선사의 『논어점정』 역주서 국내 최초 발간
민족사 학술총서 제74번째 책, 『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이 나왔다. 이 책은 중국 명말청초(明末淸初) 때의 고승 우익(藕益) 지욱(智旭, 1599-1655)이 승려로서는 최초로 유교의 대표적 경전인 『논어』를 주석한 『논어점정(論語點睛)』을 청말민초(淸末民初) 시기의 교육가 양복자(陽復子) 강겸(江謙, 1876-1942)이 보주(補注)한 『논어점정보주』 전편을 역주(譯注)한 국내 최초의 책이다.
지욱 선사는 불교적 사유의 기반 위에서 유교 경전과 도교 경전을 체계적으로 주석하고, 유교와 불교의 사상적 융화의 논리를 깊이 있게 제시하였다. 그의 이러한 작업은 불교적 사유의 기반 위에서 유교 경전의 가르침을 전반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포용론의 당당한 자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요컨대 지욱 대사의 『논어점정』은 불교와 유교 사이의 접점을 찾고자 한, 불(佛)·유(儒) 교섭과 회통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저작이다.
이 책 『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은 역주자의 박사학위 논문 「『논어점정보주』 역주」를 토대로 기존 번역문을 가다듬고 연보와 주석의 내용을 충실히 보충하여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명나라의 4대 고승으로 추앙받는 지욱 선사
불교를 중심으로 유교의 『논어』를 해석하다
중국의 고승 우익 지욱 선사는 명말청초 불교계를 대표하는 승려이자 대학자로서, 운서 주굉·자백 진가·감산 덕청 등과 함께 명나라의 4대 고승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정토종(淨土宗)의 9조(九祖)로서 존숭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욱 선사는 어릴 때부터 유가의 경서를 읽었고 20세 때 『논어』를 읽다가 공자와 안연이 말하는 유가의 심법(心法)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불교를 배척하는 ?佛論을 수십 편이나 썼는데, 이후에 『수능엄경(首楞嚴經)』?『지장경(地藏經)』?운서 주굉(雲棲 株宏) 대사의 『자지록(自知錄)』 서문과 『죽창수필(竹?隨筆)』 등을 보고 발심하여 24세 때 감산 덕청(?山 德淸) 대사의 제자인 설영(雪嶺) 스님 밑에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지욱 선사는 일생에 걸쳐 계율에 기초한 참선과 아울러 염불과 참회 수행을 병행하면서 68종 225권에 달한 방대한 저술 활동을 펼쳤다. 그는 다양한 경론의 주석을 쓰면서 여러 학설의 상이점을 서로 융통시키고자 하였고, 그 융통의 귀결점으로 정토왕생을 위한 염불을 제시하였다.
지욱 선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실한 가르침을 믿고 법장(法藏)의 원륜(願輪)을 깨닫는다면, 비로소 율(律)과 교(敎)와 선(禪)이 정토법문(淨土法門)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으며, 정토법문으로 귀결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라고 하여, 여러 종파를 정토로 인도하고자 하였으며, 또 여러 종파가 본래 정토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염불삼매(念佛三昧)’는 지욱 대사의 중심사상으로서 “나와 남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란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세 가지에는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라는 이념을 기초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선사는 화엄?천태?정토?선?법화 등 불교의 여러 종파를 융화시키는 성상융회론(性相融會論)과 더불어 유교(儒敎)?불교(佛敎)?도교(道敎)를 회통(會通)시키기 위한 삼교동원론(三敎同源論)을 제시하였다.
또한 선사는 “유교와 불교의 두 학문이 집에까지 이르는 데 있어 비록 가는 길은 다를지라도 집의 대문에 들어설 때는 그 귀의처가 같다.”라는 가르침을 펴면서 유교 경전인 『주역(周易)』과 사서(四書)를 불교적 안목에서 주석하였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논어점정(論語點睛)』?『중용직지(中庸直指)』?『대학직지(大學直指)』?『맹자택유(孟子擇乳)』{失傳}가 수록된 『사서우익해(四書藕益解)』와 『주역선해(周易禪解)』?『성학개몽답문(性學開蒙答問)』?『치지격물해(致知格物解)』?『유석종전절의(致知格物解)』 등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에서는 지욱 대사가 『논어점정(論語點睛)』에서 『논어』의 정문(正文)을 풀이하기 위해 행한 경전주석 방식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로 유형화하여 검토한 뒤에 『논어점정보주(論語點睛補注)』 전편을 역주하였다. 이를 통해 지욱 대사가 기존의 유교적 해석 전통에서 벗어나 불교의 깨달음과 유교의 심법(心法) 사이의 접점을 찾고자 고심하였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에서 이탁오를 중심에 둔 양명좌파 경학의 핵심적인 특징을 알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이를 바탕으로 중국 경학사에서 홀시되어 왔던 명대 경학의 한 양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지욱 대사의 『논어점정(論語點睛)』은 명대 경학의 가장 중요한 사상적 특징들이 융화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의 특징
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불교의 경(經)·율(律)·론(論) 삼장(三藏)을 비롯하여 그 자신이 저술한 유불(儒彿) 관련 주석서, 유교 경전 등을 바탕으로 하여 『논어』를 풀이하고 있다.
둘째, 왕양명과 이탁오 등 양명학자의 저술과 제자백가서를 두루 활용하고 있다.
셋째, 주자의 『논어집주』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넷째, 주석문(注釋文)을 논어 본문을 풀이하는 데 한정시키지 않고 주석문까지도 불교의 공안(公案)으로 활용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욱 선사는 『논어점정』을 주석하는 데 있어서 유교 경전?도교 경전?제자백가서?불교의 경?율?론(經?律?論) 삼장(三藏) 등 여러 경서의 훌륭한 가르침을 채택하여, ‘마음 깨침’을 밝혔다.
지욱 선사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仁)’을 불교의 ‘여래장(如來藏){佛性}’으로 해석하였으며, 공자의 ‘학(學){배움}’을 불교의 ‘각(覺){깨달음}’으로 풀이하였다. 그리고 천태 지의(538-597) 선사가 부처님이 평생 설한 교법의 특징을 판별하여 해석한 오시팔교(五時八敎)의 교상판석(敎相判釋)을 중심으로 『화엄경(華嚴經)』?『원각경(圓覺經)』?『법화경(法華經)』?『능엄경(楞嚴經)』의 의리(義理)로써 『논어』를 이해하는 기초로 삼았다.
또 지욱 선사는 『논어점정』에서 『맹자』의 핵심 사상인 ‘양지양능(良知良能)’·‘집의소생(集義所生)’·‘천작천록(天爵天祿)’·‘行一不義, 殺一不辜而得天下, 皆不爲也’·‘광견(狂?)’·‘감기망(瞰其亡)’·‘성선(性善)’·‘존심(存心)’ 등을 불교 수행자의 관점에서 풀이하였다.
상당수의 불교학자와 승려들이 유교의 불교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불교가 유교와 상반된 가르침이 아니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해명하는 호법론적(護法論的) 저술을 남긴 것과 달리, 지욱 대사는 『논어점정』에서 불교적 사유의 기반 위에서 유교의 대표적인 경전을 체계적으로 주석하여, 유교와 불교의 사상적 융화의 논리를 깊이 있게 제시하였다. 불교적 사유 기반 위에서 유교 경전의 가르침을 전반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포용론의 당당한 자세를 각각의 경문에 대한 주석문으로써 보여준다.
지욱 선사는 『논어점정』에서 심(心)과 성(性)을 핵심적인 기초로 삼아 불교의 유심론적(唯心論的) 견해를 밝혔고 공자(孔子)를 부처님 다음가는 성인(聖人)으로 극진하게 높였다.
지욱 선사는 그의 또 다른 저서 『주역선해(周易禪解)』의 서문에서 “내가 『주역』을 해석한 까닭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선(禪)으로써 유교(儒敎)에 들어가 유자(儒者)들을 이끌어 선을 알도록 권면한 것이다.”라고 언급하여, 유교와 불교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儒敎人에게 불교를 이해시키려는 방편임을 밝혔다.
지욱 대사는 이러한 불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논어』를 비롯한 유교 경전을 해석하였기 때문에, 유교 전통의 해석과 상당한 차이를 드러내는 독특한 해석을 하였다. 예컨대, 공자의 도맥이 증자(曾子)가 아니라 안자(顔子)에게 계승되었음을 지적하였고 『중용』이 『대학』에 앞서 저작되었으며 『대학』도 증자가 아니라 자사(子思)에 의해 저술되었다고 주장함으로써, 주자(朱子)의 견해와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였다.
요컨대 지욱 선사의 『논어점정』(1647)은 중국 춘추시대의 대사상가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논어(論語)』라는 유교 경전을 불교적 관점에서 풀이한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주석서이다.
이런 지욱 선사의 『논어점정』은 동아시아 불교 사상사에서나 동아시아 유학사에 있어 유·불 교섭과 회통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저작임에도 불구하고, 『논어점정』이 국내에 번역된 적은 없다.
이 책 『지욱 선사의 논어 해석』의 출간을 계기로 한국에서 동아시아 불교 사상사 및 동아시아 유학사에 있어 유·불 교섭과 회통이 지닌 사상사적 의의가 널리 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의 주요 특징]
1. 『論語點睛補注』 각 편이 시작되는 곳에 편명과 편차를 부여하였으며, 각 편의 장마다 일련번호를 부여하였다.
2. 각 편의 각 장마다 『논어』 정문(正文)을 가장 먼저 배치하고, 이어서 정문의 교감 사항?정문의 원문 주석?정문의 번역문을 순서대로 실었다. 그 뒤에는 (1) 지욱의 주 원문 (2) 지욱의 주 원문 교감 사항 (3) 지욱의 주 원문 주석 (4) 지욱의 주 원문 번역문 (5) 강겸의 보주 원문 (6) 강겸의 보주 원문 교감 사항 (7) 강겸의 보주 원문 주석 (8) 강겸의 보주 번역문 등의 순서로 본문의 내용을 구성하였다.
3. 일부 장에는, 우익 지욱의 주석 번역문 또는 (우익 지욱이 주석을 생략한 장의 경우) 양복자 강겸의 보주 번역문이 끝난 지점 하단에 ‘【解說】’을 달아서 문맥의 이해를 돕는다.
4. 교감 사항은 교감이 된 한자에 굵은 글씨와 음영(陰影)을 사용하여 강조한 뒤 본문 주석으로써 밝혔다.
5. 주석은 원문 주석을 원칙으로 하였으며, 출처와 창작연대 고증 그리고 작품 배경 설명에 대한 주석은 본문 주석으로 밝혔다.
6. 번역문에서 한자를 쓰는 경우, 한글을 병기하였다. 특정 개념어의 경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개념어 뒤에다가 “{}”를 써서 보충 설명을 하였다.
7. 지욱 대사가 주자의 『논어집주』 풀이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면서 『논어』 正文을 새롭게 해석한 총62장의 경우, 【藕師注】 번역문 뒤에다가 ‘◎’ 표시를 하여 쉽게 구분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8. 『논어』의 정문은 지욱 대사의 주석에 근거하여 번역하였다. 지욱 대사가 주석을 생략한 정문의 경우, 강겸의 보주에 근거하여 번역하였다. 지욱 대사의 주석과 강겸의 보주까지 생략된 정문의 경우, 주자의 『논어집주』 풀이를 근거로 하여 번역하였다.
9. 지욱 대사의 일대기를 조망할 수 있도록 책의 말미에 【부록】 ‘弘一 大師 撰 『藕益大師年譜』’를 역주하여 실어 놓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68690004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2월 10일 | ||
쪽수 | 808쪽 | ||
크기 |
163 * 231
* 55
mm
/ 112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민족사 학술총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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